빌라 시세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대지지분이 넓은 빌라가 더 비쌀까요? 11개 동 실거래 18,330건을 같은 동·연식·면적끼리 묶어 비교했습니다. 준공 30년 이하 빌라에서는 대지지분 크기에 따른 가격 차이가 3% 안팎으로 거의 없습니다. 31년 넘은 빌라에서만 대지지분이 큰 집이 작은 집보다 약 10%p 비쌉니다. 대지지분이 값이 되는 시점은 건물값이 사라지고 정비사업이 보일 때입니다.
빌라 한 채를 사면 건물의 한 호실과 함께 그 건물이 선 땅의 일부 지분을 같이 삽니다. 등기부에 대지권으로 적히는 이 면적을 흔히 대지지분이라고 부릅니다. 재개발 구역에서는 대지지분이 가격의 거의 전부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정비사업과 상관없는 보통 빌라 동네에서도 대지지분이 가격에 붙어 있을까요?
실거래 신고에는 거래마다 대지권 면적이 함께 공개됩니다. 이 사이트가 번지 단위로 모아 둔 11개 동 18,330건으로 확인했습니다.
먼저 대지지분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봅니다. 대지권 면적을 전용면적으로 나눈 비율의 분포입니다.
| 구분 | 대지/전용 비율 |
|---|---|
| 하위 10% | 0.40 |
| 하위 25% | 0.49 |
| 중간값 | 0.58 |
| 상위 25% | 0.66 |
| 상위 10% | 0.78 |
전용 50㎡ 빌라라면 대지권은 보통 29㎡, 약 9평입니다. 연식대별로 보면 모양이 조금 다릅니다.
| 연식대 | 거래 | 대지/전용 비율 | 전용 평당가 | 대지 평당가 |
|---|---|---|---|---|
| 준공 10년 이하 | 3,778건 | 0.60 | 1,995만 | 3,464만 |
| 11~20년 | 3,151건 | 0.58 | 1,137만 | 2,146만 |
| 21~30년 | 5,983건 | 0.48 | 876만 | 1,881만 |
| 31년 이상 | 5,418건 | 0.66 | 787만 | 1,222만 |
1996~2005년 무렵 지은 21~30년 차 빌라의 대지 비율이 가장 낮습니다. 같은 땅에 세대를 촘촘히 넣은 시기의 건물들입니다. 31년 넘은 빌라는 대지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층수가 낮고 세대 수가 적은 옛 건물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지 평당가(거래가 ÷ 대지권 평)는 신축일수록 높게 나옵니다. 신축 가격에는 건물값이 크게 들어 있어서, 그 값을 대지 면적으로만 나누면 땅값이 부풀려 보입니다. 대지 평당가는 건물값이 거의 남지 않은 구축끼리 비교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대지지분이 넓은 집이 비싼지 보려면 연식과 면적을 맞춰야 합니다. 31년 넘은 건물은 대지 비율이 높은데 가격은 낮으니, 그냥 비교하면 "대지지분이 넓을수록 싸다"는 엉뚱한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거래마다 같은 동·같은 연식대(10년 단위)·같은 전용면적대(15㎡ 단위) 묶음의 평당 중위가를 100으로 놓고, 대지 비율별로 얼마나 비싸게 거래됐는지 계산했습니다.
| 연식대 | 대지/전용 0.5 미만 | 0.5~0.7 | 0.7 이상 | 최대-최소 |
|---|---|---|---|---|
| 준공 10년 이하 | 97.1 | 100.0 | 103.0 | 5.9%p |
| 11~20년 | 100.0 | 100.3 | 99.4 | 0.9%p |
| 21~30년 | 99.3 | 101.3 | 97.2 | 4.1%p |
| 31년 이상 | 92.8 | 99.7 | 102.6 | 9.8%p |
준공 30년 이하 빌라에서는 대지지분이 가격을 거의 가르지 않습니다. 11~20년 차는 대지 비율과 상관없이 1% 안에서 같고, 21~30년 차는 방향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사는 사람이 보는 것은 방 크기, 연식, 주차, 엘리베이터이지 등기부의 대지권 숫자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31년이 넘으면 달라집니다. 대지 비율이 0.7 이상인 집은 0.5 미만인 집보다 같은 조건에서 약 10%p 비싸게 거래됐습니다. 이 구간에서만 대지지분이 가격 차이를 만듭니다.
신축 구간의 차이(5.9%p)는 대지 비율 0.7 이상이 528건으로 적고, 넓은 대지에 지은 저층 신축의 품질 차이가 섞였을 수 있어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전용 40~50㎡, 준공 21~30년 빌라만 골라 대지 비율로 나눠 봤습니다.
| 구분 | 거래 | 대지권 중위 | 거래가 중위 |
|---|---|---|---|
| 대지/전용 0.45 미만 | 39건 | 19.8㎡ (6.0평) | 1억 5,000만 |
| 대지/전용 0.6 이상 | 42건 | 29.0㎡ (8.8평) | 1억 6,500만 |
대지권이 2.8평 더 넓은 집이 1,500만원 비쌌습니다. 대지 1평에 약 540만원이 붙은 셈입니다. 이 구간 화곡동 빌라 381건의 거래가를 대지 평으로 나눈 값은 중위 2,353만원입니다. 이와 비교하면 추가 대지지분은 제값의 4분의 1이 안 되게 가격에 반영됐습니다. 표본이 각 40건 안팎이라 정확한 값이라기보다는 규모를 가늠하는 예시로 보세요.
빌라 가격은 건물값과 땅값의 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 건물일 때는 건물값이 크고, 사는 사람도 건물의 상태를 보고 값을 매깁니다. 시간이 지나 건물값이 줄어들수록 땅값의 비중이 커집니다. 연식별 감가 곡선에서 30년 넘은 서울 빌라의 평당가가 다시 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30년이 넘으면 재개발·가로주택정비 같은 정비사업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정비사업에서 조합원의 몫은 종전자산 감정평가로 정해지고, 오래된 빌라의 감정가에서는 대지 몫이 큽니다. 그래서 사업 기대가 생기는 순간부터 사는 사람이 대지지분을 따지기 시작합니다. 감정평가 방식과 대지지분 평당가를 쓰는 이유는 정비구역 빌라는 왜 대지지분으로 비교하나에 정리했습니다.
신축·준신축을 살 때. 대지지분이 넓다는 이유로 웃돈을 줄 근거는 약합니다. 같은 연식 같은 면적의 다른 거래와 비교해 가격이 맞는지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구축을 살 때. 30년 넘은 빌라라면 대지지분을 꼭 확인하세요. 같은 가격이면 대지지분이 넓은 쪽이 앞으로 정비사업이 논의될 때 유리합니다. 다만 이 글은 정비구역 안팎을 가르지 않은 전체 값입니다. 이미 구역이 지정된 곳에서는 대지지분의 가격 차이가 이보다 클 수 있습니다.
재개발 구역을 볼 때. 구역 안에서는 연식·면적보다 대지지분과 권리 관계가 가격을 정합니다. 서울 정비구역별 진행 단계와 구역 안 빌라 시세는 서울 재개발 진행현황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